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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브라질 국경 '쿠룸바'와 국경도시 '캄포그란데'

꿀빠는리뷰 2023. 5. 25. 23:42

남미 여행 중 볼리비아에서 아주 느린 기차를 타고, 이후 버스도 타고 브라질로 향했습니다. 국경 가까운 곳에서 버스에서 내려 볼리비아 출국 도장을 받고 걸어서 국경을 넘었습니다. 브라질의 국경도시는 생소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제가 경험한 아름다운 도시를 소개합니다. 

브라질의 국경 '쿠룸바'

걷다 보면 브라질 땅이 보입니다. 남미 브라질과 볼리비아의 국경은 엄청 허술해 보였습니다. 우리의 옛 시골의 버스 정류장 같은 국경이었습니다. 국경을 넘어 브라질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줄을 서서 입국 도장을 받았습니다. 전 여기서 받았는데 운이 좋았던 건지 다른 여행객들 얘기로는 국경 사무실은 일찍 문을 닫아서 '쿠룸바'(Corumba)라는 브라질 국경 근처의 도시까지 가서 그곳 버스 터미널에서 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도 '쿠룸바'에서 '캄포그란데'(Camp Grande)란 지역으로 갈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표를 여유롭게 끊고 '쿠룸바'를 반나절 구경했습니다. 쿠룸바는 앞에 강이 아름답게 흐르고 옛 식민지였던 포르투갈의 건축물이 많고 알록달록한 건물이 이쁜 작고 평화로운 도시였습니다. 반나절만에 쿠룸바의 작은 공원을 2바퀴 돌고 가톨릭이 국교인 브라질답게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큰 예수 상도 구경했습니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근사한 야외 카페에서 저녁도 먹고 맥주와 함께 흐르는 강도 구경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구경해도 벅찬 스케줄은 아니게 혼자 여행하는 것의 장점입니다. 심심하고 가끔 찾아오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으시면 가능합니다.

국경도시 '캄포그란데'(Campo Grande)

버스를 타고 '캄포그란데'로 이동했습니다. 그림 같은 하늘과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이곳에서 몇 주를 머물렀습니다. 캄포그란데는 큰 도시였습니다. 전 '센트로'(centro)란 곳에 숙소를 잡고 센트로를 중심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여행했습니다. 공예품을 파는 집이 있는데 들어가 보면 목제품, 드림캐처등 많은 공예품이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고 판매도 합니다. 특히 인디언과 새에 관련된 공예품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가장 큰 시장을 갔는데 특산물, 공예품, 화장품, 의류, 식재료 등 없는 거 없이 다는 시장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중 없는 게 있긴 했는데 한국 식재료였습니다. 음식을 파는 거는 당연히 없고 만들어서 먹으려 소스 가게를 모두 돌아봤지만 고추장 파는 곳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굴소스를 찾아 불고기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세계 조미료와 소스는 다 있는 거 같은데 고추장은 왜 없는 건지 남미에서 한국 식재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캄포그란데라는 도시는 브라질의 고기를 공급하는 도시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소' 그림 간판이나 소에 관련 공예품도 많았고 beef가 싸고 맛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먹은 소고기와 laranga 주스는 잊을 수 없는 남미 여행 중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또 크고 작은 쇼핑센터와 상점이 진짜 많았습니다. 브라질 남부의 경제의 중심지라 상업적으로 잘 발달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센트로에서 버스를 타고 20분정 거리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가 핫플레이스입니다. 그리고 제가 머물렀던 센트로 대로변 모두가 쇼핑센터였는데 특히 옷가게가 정말 많았습니다. 주위에 보이는 것이 옷가게뿐이니 저도 여행 중 여기서 옷을 가장 많이 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밴드가 있는 bar에 가서 브라질의 인기 칵테일 '카이 피리냐'(Caipirinha)를 마셨습니다. 아마도 브라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술 같았습니다. 달콤하면서 레몬이 들어 시큼한데 꽤 독합니다. 이곳에서 여행 중 알게 된 남미 배낭여행 친구들을 재회했습니다. 사실 페북으로 언제쯤 이곳을 지날지 시간을 조율했습니다. 즐거운 만남을 뒤로하고 또 각자의 여행길로 떠났는데 이곳에서 만났던 믿음직하고 진솔했던 페루 친구에게 얼마 전 연락을 받았습니다. 일본 여성과 결혼해 아기도 낳고 일본에서 살고 있으니 일본에 오면 연락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일본의 카카오 회사에서 멕시코, 남미 쪽 카카오 수입 업무를 담당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남미를 떠나며 다시 보자는 인사를 했지만 솔직히 다시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사람의 인연은 참 소중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여행이 자유로워졌으니 가까운 곳이라도 새로운 세상과 사람들을 접하러 떠나보시기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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