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워낙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라 김치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저희 착각이었는지 외국을 1년 정도 자유여행으로 돌아다니면서 못 견디도록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먹어도 먹어도 배가 부르지가 않았습니다. 외국음식도 잘 먹어서 많이 먹고 다녔고 심지어 1일 5식을 할 때도 있었지만 뒤돌아 서면 배가 고팠습니다. 잘 먹고 여행했는데도 10kg이 빠진 걸 보면 저는 역시 밥을 먹어야 힘을 내는 한국 사람이 맞았나 봅니다. 그래도 이제는 가끔 브라질 현지 음식의 맛이 그리울 때도 있어 브라질 음식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브라질 전통 음식과 밥 짓기
브라질의 저렴한 식당들은 대부분 무게를 달아서 음식을 판매를 합니다. 고급 음식점은 그렇지 않지만 일반적인 다수의 식당과 레스토랑이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습니다. 접시에 각자 먹을 음식을 담아서 무게를 달아 계산 후 식사하는 방식이고 음료 등은 따로 주문을 합니다. 음식도 남기지 않고 자신이 먹을 것만 선택할 수 있는 이런 방식도 꽤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사진에 종지에 담긴 '페이조아다'라는 음식은 브라질 전통 음식입니다. 우리나라 김치처럼 가정집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데 언듯 보면 팥죽처럼 보이는 '페이종'이라는 검은콩을 끓인 음식입니다. 콩만 들어간 것도 있고 고기와 소시지등을 함께 끓이기도 합니다. 옛날 흑인 노예들이 주인이 버린 돼지 부위등을 검은콩과 함께 삶아 먹으며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카레밥 먹는 것처럼 쌀밥 위에 얹어 먹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처음엔 좀 생소하나 은근 중독성이 있어 저도 꼭 밥 위에 뿌려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브라질도 밥이 주식에 하나이지만 브라질 밥 짓는 방법은 우리와 크게 다릅니다. 일단 쌀 자체가 우리나라 쌀보다 가늘고 깁니다. 우선 냄비에 상당히 많은 양의 기름을 넣고 마늘, 소금을 넣고 볶다가 씻지 않은 쌀을 넣고 마지막에 약간의 물을 넣고 끓이는 방식입니다. 볶음밥은 아니고 오일을 물대신 넣고 끓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밥알이 고슬고슬하고 한 알 한 알 살아 있는 듯한 밥이 완성됩니다. 저는 이게 너무 신기했는데 브라질 친구들은 오일을 넣지 않는 저의 밥 짓기를 놀라워했습니다.
브라질 레스토랑과 길거리 음식들
브라질은 육류를 주식으로 하기에 육류의 소비량도 많고 넓은 땅에 키워내 고기 질도 좋다고 합니다. 많이 볼 수 있는 식당으로 바베큐 '슈하스코'(churrasco)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긴 꼬챙이에 부위별로 고기를 꽂아 숯불을 이용에 소금을 뿌리며 구워내는 방식입니다. 손님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손님이 원하는 만큼 썰어줍니다. 저는 상파울루와 리우에서 일행들과 있을 때 몇 번 가봤는데 테이블 세팅 시 올려준 코인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초록색으로 두면 계속 고기를 달라는 것이고 빨간색으로 두면 그만 먹거나 잠시 쉬겠단 표시입니다. 천천히 편하게 즐기며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 샐러드 바처럼 야채, 과일, 소시지, 음료 등의 메뉴를 이용할 수 있는 사이드바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동양처럼 다양하진 않지만 브라질도 맛있는 길거리 음식들이 있습니다. 길거리에 제일 많이 파는 국민 간식 같은 빵으로 '빠스텔'이 있습니다. 안에 고기, 야채 등 여러 재료를 넣고 튀긴 빵입니다.'빵데께쥬'는 치즈로 만든 빵으로 튀기지 않아 쫄깃하며 열대 과일로 속을 채워 달콤하게 먹기도 합니다. 크로켓처럼 생긴 '꼬싱냐'(coxinha)는 닭고기를 주원료 하고 다양한 야채 속 재료에 빵가루를 묻혀 튀겨냅니다. 작은 고기 패티같이 생긴 '키페'(kibe)는 갈아 놓은 소고기나 양고기에 잡곡을 섞은 것으로 노점상에서는 각종 향신료를 뿌려가며 즉석 해서 구워줍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많이 판매되고 있는 열대식물로 만들어졌다는 '카사바 칩'(cassava chips)은 브라질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국민 간식입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브라질 대표 술 '까이삐리냐'입니다. 도수 높은 모히토라 생각하시면 되는데 사탕수수, 레몬, 설탕등이 주원료 라고 합니다. 브라질을 여행 시에는 원한다면 질 좋은 고기는 원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여행을 다닐 때는 남미 음식의 다양함이 우리나라 재료만은 못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추억이 있어 가끔 그 맛이 그립고 생각나곤 합니다.